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이하 ‘외환당국’)는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FX Swap) 거래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하고, 거래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외환스왑 거래는 일정 기간 동안 외환보유액이 외환스왑 거래금액만큼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지만, 거래 만기 시 자금이 복원되므로 이러한 감소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친다. 따라서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외환보유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한다.
국민연금 측은 이번 외환스왑을 통해 원/달러 환율 급등 시 이를 활용하여 해외 자산에 대한 환헤지를 진행하고, 해외투자로 인한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여 기금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환스왑, 어떻게 작동하나?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의 외환스왑 거래는 외환당국이 미국 달러를 국민연금에 지급하고, 국민연금은 해당 금액을 원화로 환산하여 외환당국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거래 만기일에는 국민연금이 외환당국에 다시 달러를 지급하고, 외환당국은 스왑포인트를 반영해 계산된 원화를 국민연금에 지급한다.
스왑포인트는 두 통화 간의 금리 차이를 반영하는 금액으로, 이를 통해 두 통화 간의 환율 차이를 조정하고, 거래 만기 시 지급되는 원화 금액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거래일 현물환율이 1,446원이고, 스왑포인트를 반영한 만기 환율이 1,500원이라면, 국민연금은 100억 달러를 외환당국으로부터 제공받고 14조 4,600억 원을 지급한다. 만기 시점에 100억 달러를 외환당국에 돌려주고, 스왑포인트를 반영한 만기 환율인 1,500원을 기준으로 15조 원을 돌려받게 되어 약 5,6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현물환율이 1,446원이고, 스왑포인트를 반영한 만기 환율이 1,400원이라면, 국민연금은 100억 달러를 제공받고 14조 4,600억 원을 지급한다. 만기 시점에 100억 달러를 돌려주고, 만기 환율인 1,400원을 기준으로 14조 원을 돌려받게 되어 약 4,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실제 시장에서는 달러 수급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스왑포인트가 결정되지만, 단순히 이자율 평형(Interest Rate Parity, IRP) 공식을 이용해 스왑포인트를 계산해 볼 수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1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약 1.558%로,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다. 현물환율이 1,446원일 때, 이자율 평형(Interest Rate Parity, IRP) 공식을 이용한 1년 만기 선물환율은 1,421.68원으로 계산된다. 이로 인해 스왑포인트가 반영된 만기 환율은 현재보다 낮게 계산되며, 국민연금이 외환스왑 거래를 통해 향후 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
**이자율 평형(Interest Rate Parity, IRP) 공식은 두 나라 간의 환율과 금리 차이를 이용해 미래의 환율을 예측하는 경제 이론이다. 이 공식은 두 나라의 금리가 차이나면, 두 통화의 환율도 변화해야 한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외환스왑의 주요 특징
외환스왑은 환매조건부 거래로, 국민연금이 외환당국으로부터 달러를 빌린 후 이를 만기에 다시 상환해야 한다. 이는 국민연금이 향후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경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성 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외환시장 방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스왑 거래 한도는 2022년 9월 23일 100억 달러에서 시작해, 2023년 4월 13일에는 350억 달러로 확대되었으며, 이번에는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증액되었다.
외환스왑 규모는 점차 커지고 거래 기간도 계속 연장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해야 하는 시점을 지속적으로 미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경제적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기 시작한다면,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보면,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이미 4,000억 달러라는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이 사실상 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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