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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2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2.607%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3.7bp 내린 연 2.751%를 기록했으며, 5년물과 2년물도 각각 연 2.650%, 연 2.674%로 하락 마감했다. 장기물인 20년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연 2.693%, 연 2.630%, 연 2.553%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국고채 금리는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인하한 영향을 받았다. 이는 지난달 3.50%에서 3.25%로 내린 데 이은 추가 조치로, 금융통화위원회는 약 3년 2개월 만에 연이은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전망

기준금리 인하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이 설정하는 기준금리는 7일물 RP매매금리를 의미하며, 이는 은행 간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예금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

**7일물 RP금리는 금융기관 간 단기 자금 거래에서 사용되는 금리로, 7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epo, RP)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금리이다. 환매조건부채권(Repo, RP)의 거래는 한 금융기관이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약정한 기간이 지나면 동일한 채권을 약정된 가격으로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는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되므로, 국고채 10년물과 같은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코픽스 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환율과 자본유출 우려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과의 금리 차를 더욱 확대시키며 자본 유출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29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대에 이르며, 한국과 약 1.5%의 금리 차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6원으로 1,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를 선호하는 국제 자본 흐름과 12월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환율이 더 상승할 위험이 있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계정 및 자본수지 자료에 따르면, 증권 부분에서 내국인의 해외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75.0억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13.0억 달러 감소(주식 54.3억 달러 감소, 채권 41.3억 달러 증가)했다.

만약 금리 인하로 인한 추가적인 환율 상승이 이루어진다면, 환차손을 우려한 자본 유출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대출 시장의 구조적 제약

2022년 환율이 1,400원을 초과했을 당시,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보유 외환을 매도하고 원화를 흡수해 환율을 방어했다. 이 과정에서 보유 외환 매도와 원화 매입으로 본원통화가 감소하며 시장에 공급되는 원화의 양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국내 유동성이 축소됐다.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 통화량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예금 잔액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예금 금리 하락과 함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출 재원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정책자금 대출의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은 2021년 1,169조에서 2022년 1,080조, 2023년 954조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만으로 대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본원통화가 증가해 가계대출 확대를 뒷받침했으나, 2022년 이후 환율 상승 등 외부 경제적 요인으로 본원통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완화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대출 재원 부족과 구조적 제약으로 대출 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통계청 - 예금은행 예금잔액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출처: 통계청 - 2021년 이후 주택도시기금이 감소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 2022년 이후 본원통화가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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