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과 M2 통화량은 일반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거 10년간의 국내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제로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이 M2 통화량에 비해 주택 가격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은 환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로, 시중은행들의 지급 준비금과 유통되는 현금을 포함하며, M1 통화는 본원통화에 시중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을 더한 개념이다.
환율이 급격히 변동할 경우,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 당국은 외환시장에서 개입한다. 이 과정에서 외환 당국은 외환을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하거나 외환을 매입하고 원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율을 조정한다. 이로 인해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은 증가하거나 감소하게 된다.
현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은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발생할 유동성 부족은 대출 여력을 줄여 주택 구매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통화량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해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환율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 국내 원화 유동성이 축소되고,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가격과 본원통화, M1 통화량의 관계
주택가격은 일반적으로 유동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유동성은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 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은 이를 뒷받침하는 주요 지표로 작용한다.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화폐로, 국내 경제의 유동성을 좌우하며, M1 통화량은 경제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유동성의 속도를 보여준다.
과거 10년간 주택가격은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의 변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본원통화와 M1 통화량 증가세가 완만했던 2019년 이전까지는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 증가율이 다소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금리가 인하되고 본원통화가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M1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고 부동산 시장에도 유동성이 몰리며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한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 증가율은 2020년에 5.4%, 2021년에 9.9%로 매우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인상되고 긴축정책이 시행되면서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이 감소하자 주택가격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2년 전국 기준 주택매매가격 증가율은 -4.7%로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본원통화나 M1 통화량이 증가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통화량이 감소하면 유동성이 축소되며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관계는 특히 최근 몇 년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환율 상승이 통화량과 시장 유동성에 미친 영향
2022년은 전 세계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해였다. 특히 한국 원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환율이 1,440원까지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여러 요인에 기인했는데, 특히 2월에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촉매제가 되었다.
전쟁은 국제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유럽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켰고,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 이에 대응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안전자산으로서의 미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았고 환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 여건이 악화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위축되었다. 실제로 2022년 전국 기준 주택 매매가격 증가율은 -4.7%를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환율 상승과 이에 따른 국내 유동성 축소는 소비 심리와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의 둔화를 가속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 정치 불안정 속에서 원화 약세 심화
지난 27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1485원을 넘어서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8분 기준 환율은 1486.2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6.6원 상승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6일 1488.0원 이후 약 15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들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화의 약세는 이들 통화보다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국내 정치 불안정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탄핵 위기에 놓이면서 국정 불안이 심화되었고, 이로 인해 원화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외환당국은 고환율 상황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시장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와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상향 등 간접적인 외환 정책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러한 조치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보다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간접적인 접근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의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통화 시장에서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국정 불안과 경기 부진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환율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경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외환당국은 고환율 상황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본원통화와 M1 통화량이 조정되어 유동성 부족을 초래하고, 대출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주택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 부동산 시장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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