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 주식 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15%와 1.96% 하락했지만, 조선업 관련 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한 미국과의 협력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HJ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주가 각각 7.36%, 6.73%, 3.04%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조선주 강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임기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시기의 경제정책은 상당히 상반된 특징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대규모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활을 도모했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여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인 인프라 재정비를 추진했으며, 특히 동맹국의 첨단 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칩스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법안을 도입해 동맹국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했다.
이러한 정책 차이로 인해 트럼프 1기 시기에는 한국의 수출과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 시기에는 반도체 및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 투자가 국내에서 미국으로 유도되면서 국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재집권 속 조선업 러브콜…국내 자본과 일자리 유출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되면서 한국의 조선업도 미국과의 협력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자국 내 조선 산업 강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조선주 급등으로 이어졌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추가 설비가 필요해 국내 자본과 일자리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며, 이 법에 따르면 미국 내 항해하는 모든 상선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시민들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과 협력하려면 현지에 생산 설비를 구축해야 하며, 이는 한국의 자본과 일자리가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대만 TSMC는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정을 구축하며 대만 본사의 설비 일부와 인력을 이전했으나, 현지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산업 유치 정책이 대만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의 일자리를 미국으로 유도하면서 해당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경우, 고임금의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조선 산업 생태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조선업 특성상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인력이 해외로 이동하면서 국내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협력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2기,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도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국 산업 유치 전략을 이어받아 첨단 산업을 미국으로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자국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따라, 한국의 첨단 산업이 미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우선, 외환보유액 감소와 원화 약세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7억 달러로, 전월 대비 42억 7천만 달러가 감소했다. 이는 2021년 약 4,580억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로,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공급한 결과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미국 내 생산 설비 투자를 위해 현지에서 달러를 직접 사용하거나 해외 자산을 확충하며 달러 자산을 유지할 경우, 국내로의 환전 흐름이 줄어 원화 가치 하락이 가속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율 상승과 수입 물가 상승이 이어져 국내 물가가 상승하고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첨단 산업과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미국으로 이전되면 국내 고용 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고임금 일자리와 기술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불안정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는 한국의 첨단 산업 발전과 국내 일자리 창출에 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출 위축과 산업 의존성 심화도 문제로 떠오른다.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최종 조립이 미국에서 이루어질 경우 한국의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며, 첨단 산업이 미국에 집중될 경우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커져 글로벌 경제 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 국내 투자 환경이 약화되고, 한국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국내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혁신성을 저해하고, 특히 중소기업과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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