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는 열심히 사랑을 줬는데, 사랑을 돌려받지 못해 실망스럽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헌신하고 사랑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마도 사랑을 거래처럼 여기며, 보상 없는 헌신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본래 ‘거래’가 아닌, 상대방의 성장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비조건적 관계’여야 한다.

 

우리는 흔히 연인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을 오해하곤 한다. 상대에게 보상을 기대하거나, 무언가를 줄 때 그만큼의 대가를 요구하며 소유하려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적 사랑은 단기적으로는 달콤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다. 사랑을 줄 때에도 상대방의 선택과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고, 소유물처럼 대하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인 관계로 이어질 뿐이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주고받는 거래가 아닌, 상대방의 성장을 지지하고 함께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그는 인간관계에서 비생산적인 사랑의 네 가지 유형을 제시하며, 조건적 사랑이 왜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없는지를 설명했다. 수용형 사랑과 착취형 사랑, 축적형 사랑과 시장형 사랑은 모두 상대방을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하지 않고 소유물처럼 대하거나, 보상 없는 헌신에 불만을 품는 ‘조건적 사랑’이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대를 자신의 소유물로 삼거나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순수한 감정이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주면서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상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하는 것이다. 마치 부모가 자녀에게 무언가를 주고, 자녀의 성장을 그 자체로 기뻐하는 것처럼, 연인 관계에서도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방의 발전과 행복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물론, 누구나 사랑을 줄 때 보상을 바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이 앞서서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파괴되기 마련이다. 조건적 사랑은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욕심에 불과하며, 진정한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 연인 관계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사랑을 준 만큼 돌려받고자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상대방의 자율성을 억누르고 관계를 파괴하는 지름길이 된다.

 

진정한 사랑은 보상을 바라지 않고도 상대방의 성장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 기대에 부응하지 않아도 상대를 응원하며, 내가 준 것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이러한 사랑을 통해 나와 상대방이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관계는 풍요롭고 진실된 것으로 자리 잡는다.

 

결국, 사랑은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 타인에게 나누며, 그로 인해 자신 또한 성장하는 경험을 의미한다. 비생산적인 사랑을 경계하고, 서로의 성장을 지지하는 순수한 사랑을 통해 진정한 인간관계를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