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기존 교육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AI는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검색해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굳이 많은 정보를 암기하고 이해하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기존 교육이 사고력을 억제하고 창의력을 제한하며, 정보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는 주입식 교육이 오늘날의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존 교육이 지니는 본질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론적 학습이 가지는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고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론이 갖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론은 ‘기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 잘 구성된 이론은 사회현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의 다양한 이론은 복잡한 시장 현상을 단순화하고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둘째, 이론은 ‘규범적 가치’를 지닌다. 이론을 통해 얻은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현상을 예측하고, 가치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황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론적 틀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리 예측하고 대처 방안을 세울 수 있다.
셋째, 이론은 ‘누적적 가치’를 지닌다. 단순 산술 외에는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수학적 기초가 없다면 물리학이나 공학의 고급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 기존 이론을 토대로 더 정교한 이론을 구축할 수 있기에 이론은 발전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뉴턴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표현했듯이, 이론은 새로운 지식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
이론적 학습은 우리가 언어와 문장을 배우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랑또 작가의 네이버 웹툰 ‘가담항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제가 꽃을 버려서 슬펐나요? 그건 신발이 진창에 빠졌을 때만큼 슬펐나요?
아니면 가까운 이가 아플 때만큼 슬펐나요?
어떠한 슬픔은 어렴풋한 슬픔이고, 어떤 슬픔은 처절한 슬픔이죠.
소소한 슬픔도, 아련한 슬픔도, 잊혀가는 슬픔도, 문득 기억이 떠올라 때때로 가슴이 아파지는 슬픔까지,
같은 슬픔조차도 사실은 모두 다르죠.
책을 읽고 풍부한 단어를 알게 된다는 건, 슬픔의 저 끝에서부터 기쁨의 저 끝까지,
자신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의 결을 하나하나 구분해 내는 거예요.
정확히 그만큼의 감정을 집어내어 자신의 마음을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거죠.
내가 얼마나 슬픈지, 얼마나 기쁜지, 내가 무엇에 행복하고 무엇에 불행한지.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의 목적을 결정하도록 하고, 그 마음을 타인에게도 정확히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죠.”
랑또 작가의 네이버 웹툰 ‘가담항설’
이처럼 우리는 같은 단어를 알고 같은 문장을 이해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론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이론을 이해하는 사람들 간에는 자신의 생각과 표현을 보다 정밀하게 전달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론은 자신이 가진 생각을 명확히 소통하게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을 창출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따라서 AI가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시대에도 기존의 이론적 학습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론을 통해 우리는 사회와 현상을 깊이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문제 해결과 창의적 사고를 위한 튼튼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그냥 끄적끄적 > 경영경제 기초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건적 사랑의 함정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찰 (0) | 2024.11.12 |
---|---|
기업 성장의 핵심: 전략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단계 (16) | 2024.11.10 |
[이론의 형성과 패러다임] (6) | 2024.11.09 |
Position에 따른 의사결정 난이도 (4) | 2024.11.08 |
성장을 위한 전략적 결정: 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요소 (7) | 2024.11.08 |